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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진과 여행 (5)
FlowerSong
제주까지 와서 고작 중문 스타벅스에 홀로 앉아 책이나 들여다보고 있는 나는, 도대체 무얼하고 있나. 차가운 공장의 대량 제조과정을 거쳐 인위적으로 뽑아진 채 망연히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진 한라봉 쥬스는 서울에서 먹던 표준화된 오렌지 쥬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문득 스타벅스에 걸어들어오며 스치듯 지나친 한 노인이 생각났다. 횡단보도와 스타벅스 사이의 벤치 옆에 꾸그리고 앉아 좌판을 깔아놓은 행상 할머니. 할머니는 분명 귤을 팔고 있었다. 여기서 이럴게 아니지. 귤을 사먹자. 책을 접어 넣고, 탁자에 놓인 쥬스를 한입에 들이킨 뒤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한망에 20개가 묶인 귤은 고작 3,000원. 방금 스타벅스에서 마신 한잔의 쥬스가 5500원이었다. 귤을 한망 달라고 한 뒤 슬쩍 옆에 벤치에 앉..
사랑하자. 이탈리아는 내내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신의 이름으로 지어진 성대한 건축물도, 시선만 닿으면 담아지는 모든 사람들도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사랑하자고. 우주를 온전히 이해해야만 비로소 우리가 만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테니, 어쨌든 우리는 이자리에서 사랑해야만 한다고. 그게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이탈리아가 말했다. 관광객에 비해 턱업이 비좁은 바티칸의 구내 식당은 낯선사람과의 신체적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 주었다. 4인용 식탁에 먼저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 내게, 조심스레 함께 앉을 것을 청한 노부부는 60주년 결혼 기념일을 맞아 이탈리아를 찾은 독일사람이었다. 30년만에 다시 찾은 이탈리아라고 했다. 그들은 나와 아내의 신혼여행을 축복했다. 아름다운 시간이 함께할테니 행복할 것이라고..
퇴근 후 집에 오는길 오늘은 꼭 부석사를 가야겠다 다짐한다. 꼭 두해전 여름에 후배 남형이와 함께 다녀왔던 부석사의 기억이 너무나도 좋아 봄이면 꽃구경, 여름이면 산들바람, 가을이면 단풍, 겨울이면 눈덮인 부석사를 그리며 가야지가야지 했다. 금요일 비교적 늦은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하니 어느덧 저녁 아홉시. 아내와 바삐 밥을 챙겨먹고 무작정 떠나자고 채근했다. 목적지를 알리지 않고 가려 하였으나 그래도 알려야 할것 같아 부석사를 간다 했다. 아내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달리 할일을 계획해 두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10시에 출발해 꼬박 3시간을 달려 영주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자가용으로 고속도로를 내리 달려 내려온데다가 깜깜한 밤이라 주변 풍경하나 돌아볼 새 없어 여기가 서울인지 영주..
요즘한창 여행다니는 맛이 들려 여수를 다녀온지 2주만에 다시 사량도 지리망산을 찾았다. 사량도는 경남 통영이나 삼천포에서 배를 타고 한시간 정도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남해의 어느 섬이다. 바다속의 산이 물 위로 올라오면 섬이 되기 때문에 섬은 산행이나 트래킹 코스로 유명한곳이 제법 많다. 사량도는 8km 남짓 종주코스로 최근 아웃도어 열풍과 함께 부쩍 각광받고 있다. 특히 높이는 해발고도 398미터로 400미터도 채 안되는 나지막한 섬이다. 높이만을 두고 육지와 비교한다면 심심하다고 생각할 테지만 섬의 특성상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어느정도만 올라가도 시야가 트이고, 바다로부터 솟아있는 산이기 때문에 해발고도 398미터가 꼬박 올라가야 하는 높이다. 육지의 산과 비교한다면 50~60미터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