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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2007.09.08] 본문
모교 (마포고등학교) 축제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수년만에 학교를 찾았다.
그시절 한가득 꿈을 심어주시던 선생님을 찾아뵙고,
장난치며 뛰놀았던 교정을 둘러보며 한가로이 지난날을 회상한다.
모든것은 그대로인데 꼭 나만 변한것 같구나...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와 교정을 거니는것 같다.
곁에 있던 친구가 '참 시간은 잔인하다' 한다.
엄정숙 선생님은 내겐 정말 남다른 분이셨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걱정하여 매달 급식비를 내주시고, 항상 할머니의 안부를 물어주셨으며,잘한일이 있을땐 아낌없이 칭찬을, 잘못이 있을땐 꾸중과 함께 따뜻한 편지를 함께 건네주셨다.
교사가 되시고 첫번째로 담임을 맡게된 1학년 5반의 악동들이 무던히도 속을 썩였지만 그때가 가장 즐거웠다고 말씀하신다. 여전히 교직에 몸담고 계신바 특정 년도를 가리키며 특별히 즐거웠다고 말씀하시기란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닐텐데도 말이다.
첫정이 무서운거라며..
내가 심하게 친구와 다투었을때 선생님께서 실망을 감추지 못하시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생각난다고 했더니 이젠 울지 않으신다며, 내공이 많이 쌓이셨단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6년이 흘렀다. 엄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어찌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겠나. 내 손을 붙들고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 눈물이 날것 같아 바로 뵐 수 없었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그저 그리워하고 추억하며 현재에 소흘해지기 보단 훗날 추억에게 더 자랑스러울 수 있게 멋진 기억을 만들어보라고 격려해 주신다.
선생님,
변함없이 기억해주셔서 감사하고,
아낌없이 다독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등학교시절 풋풋한 짝사랑으로 가슴설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반갑다고, 찾아와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변함없이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꿈을 심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의 광우를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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