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Song

아내의 배를 보다가 (2019.11.9) 본문

카테고리 없음

아내의 배를 보다가 (2019.11.9)

꽃노래 2020. 1. 10. 16:31

 

눈을 감고 아내의 얼굴을 더듬으며 그 생김을 기억하는 것 같이

아내의 수줍게 솟은 배를 어루만지며 아이의 형상을 떠올려본다.

 

이 안에 생명이 살고 있다는 말이지?

 

아내와 나를 닮은 아이가 그 속에 자리를 잡고 세상에 나올 준비를 천천히 그리고 착실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눈으로 보고서도 쉽게 믿겨지지 않았다.

 

밥을 잔뜩 먹고 이상하리만치 불쑥 튀어나온 아내의 배를 보며 깔깔 놀리던 때만 하더라도 장난기 가득했는데,

진짜 생명이, 나의 혈육이 그 안에 있다니.

 

소리 없이 움트는 기적이 눈물겹다.

 

 

뽀미의 발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