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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의 애환 [2014.7.20] 본문

되짚어보는 일상

인사담당자의 애환 [2014.7.20]

꽃노래 2015. 8. 8. 00:55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진다. 하지만 그 시간의 무게는 제각기 다르다.
인사담당자로서 채용을 위해 이력서를 읽고 평가하여 당락을 결정하는 일이 늘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가끔은 더욱 곤혹스럽다.

각자 살아온 삶의 무게가 다른데, 채용은 그 삶의 무게만으로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36살의 여성지원자는 신입 MD로 지원을 했다.
'나이가 많다고해서 상대적으로 어린 직원들과 업무를 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던 그 지원자는,
결국 그 나이때문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상대적으로 더 적합한 사람이 있었다.

 

 

부모님은 병석에 누워계시고, 어린 동생 두 명을 보호하고 있다는 한 지원자는 31살이었다.
'저는 절박합니다.' 라고 호소하였지만, 또한 고배를 마셨다. 절박함에만 의지하여 풀어나가기엔 다소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직무였다.

 

 

더 절실한 사람이 합격하고, 덜 절실한 사람이 떨어진다는 것을 일반적이지만, 결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누가 더 회사에 도움이 될것인지만 판단한다. 누가 더 힘들게 살아왔고, 누구의 삶이 더 무겁느냐가 아니라

회사에 돈을 더 잘 벌어다 줄 사람이 누구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부득이하게 남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구조적 문제이다.

 

 

손끝에서 이뤄지는 한번의 클릭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는것은 비정하다.
불합격 버튼을 누를 때, 당신을 응원합니다라고 간곡히 외쳐본들 결국은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물론 훨씬 좋은 회사들과 더 큰 기회가 많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당장은 실망할 지원자들의 얼굴이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