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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면 [2007.12.14] 본문
팔랑팔랑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눈발이 흩날리길래
잽싸게 '겨울노래'라고 적힌 씨디를 틀었는데
강우진의 'love'가 흘러나온다.
반가운 눈의 설레임이 노랫가락에 묻혀 서글픔이 되고말았다.
며칠전 '친애하는' 후배 k군이 적어놓은 글을 읽었는데 옮기면
다음과 같다.
"수표면이 잠잠해졌다 하더라도.
떨어진 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호수 밑바닥에 가라 앉은 것 뿐이며.
언제고 물의 흐름에 따라 크고 작은 소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죠.
억지로 밀어낸다고해서 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소요를 일으키는 크고작은 물의 흐름. 즉, 마음의 동요는
소소한 매개에 의해 이루어진다. 후배는 잊으려 노력하는데
짖궂게도 전화를 걸어오는 그녀가 소요를 일으킨다고 푸념하지만,
나에게 소요는 팔랑팔랑 눈이 불러오고, 서글픈 음악이 그러하다.
밑바닥에 가라 앉아있는 돌이 떠내려가던지..
시간에 의해 침식될때까지 기다리던지..
내힘으로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지않은가.
음악을 꺼버렸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슬픈음악에 청승떨기엔
눈길이 너무 미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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